인간적인 삶에 관하여 - 2 -

돈은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버는 것이지 돈을 벌려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것 하나만큼은 항상 새기고 살고 싶다. 필요 이상으로 몸을 편케 하려고 금전적인 이익에 집착하는 것은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원치 않은 방향으로 끌고 가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나는 '얼마나 벌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 이상의 돈벌이를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으려한다. 나이 들어 좀 한적한 곳에 거처를 마련할 수 있을 만큼이면, 그리고 나와 내 배우자 될 사람이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노년을 근심걱정으로 채우지 않을 정도면 족하다. 행여라도 운수가 좋아 스스로 필요한 것보다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된다면 적당히 좋은 것들을 누리고 즐기되 남는 것들은 항상 기꺼이 나누며 살 수 있을만한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돈을 벌기보다 중요한것은 죽는 날까지 무언가 하나라도 꾸준한, 매일 매일 의미있는 노동을 하고 싶다는 거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중에서 무언가 하나라도 내가 죽는 날까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일테고 그렇지 못하다면 반드시 무언가, 노년에 맥없이 풀어져버리지 않을 수 있는 꾸준한 일거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결혼하여 자식을 갖게 될지 그렇지 못할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죽는 날까지 십원짜리 하나라도 자식 덕을 보며 살아보겠다는 마음을 떨쳐낼 수 있도록, 부지런히 일하고 그렇게 스스로 아직 노동을 할 수 있음에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그깟 돈이야 많건 적건 무슨 문제겠는가.

인간적인 삶을 이야기하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스스로 타인과 관계맺음에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가장 먼저 이런 것이다. 나보다 잘난, 권세가 강한, 힘이 센, 돈이 많은 이들과 관계를 맺을적에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적보다 두배는 더 신중을 기하고 적절한 거리 둠에 주의를 기해야 한다. 사람 마음이 다 닮은 부분이 있는지라, 누구라고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처럼 고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위에 권세와 재물이 많은 이가 있으면, 아무리 아쉬운 것이 없는 이라 할 지라도 덕을 보고 싶어하고, 기대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것만큼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가는데 해가 될만한 것이 또 없다. 기대려 하거나 덕을 보려 하다보니 그를 대할적이면 절로 마음이 비굴해지거나 혹은 이유없는 원망이나 부러움, 질시하는 마음이 생겨 스스로를 망치기 십상이다. 애초에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살 수 있으면 그것이 제일 좋은 것이고, 어쩔 수 없이 함께 부대끼게 된다면 철저하게 주고 받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은 일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의 '무리'에 속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지금의 회사에서 일을 하며 이런저런 무리들에 속하게 되고, 스스로 원해서건 우연찮게 그렇게 되어서건간에 많은 무리 맺었다가 또 무리에서 떨어져나오곤 하는 일이 생길것이다. 이렇게 불특정 다수와 어떤 무리를 이룬다고 할 적이면 당연스럽게도 다른 이와 1:1의 어떤 관계를 형성할 때 보다 열배는 더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사람은 무리를 이룰수록 좋지 못한것을 빠르게 전파시키기도, 좋은 것들을 널리 나누기도 한다. 허나 나쁜 것은 좋지 못한 것보다 빨리 배우는것이 사람이 가진 속성이기에 불특정 다수와 어떤 무리를 이룰적이면 그 무리에서 혹여라도 내가 나쁜 것을 배우고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항상 돌아봐야 한다.

무리를 이룬다는 것이 또 위험한 이유는, 어떤 무리든간에 그 무리는 무리 외부의 다른 사람이나 무리에 대해 배타성을 띈다는 것 때문이다. 무리의 역사가 오래되고 내부의 결속이 강해질수록 그 무리가 외부의 어떤것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무리가 생기면 반드시 권세가 생기고, 무리의 핵심에 있는 이들일수록 그런 권세로 인한 교만함과 무리 내부에서도 또 그들만의 무리를 이뤄 이득을 보려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스스로 어떤 무리에 몸담고 있다면 그 무리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나 시각들에 대해 오히려 깊이 새겨 듣고 받아들여 생각해볼 수 있는 귀를 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나는 바라건데 스스로 어떤 무리를 이루건, 그 무리의 중심이나 핵심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이어지고 엮어지는, 그 끊고 맺음이 자유로운 그런 무리라면 얼마든지 속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무리에 스스로 속하게 된다면 항상 주의하고 또 주의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경험한 것에 의하면, 어떤 좋지 못한 무리에 속했을때 그 무리에서 발을 빼는것은, 그 무리를 떠남으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스로에게 훨씬 득이 되는 일들이었다. 그래도 그만치 이뤄놓은 관계인데.. 하며 관계에 전전긍긍하다가 스스로를 해하게 되는 경우가 없기만을 바래본다.  

※생각해보니 이게 간단히 정리될게 아닌데 -_-; 결국 다음 포스팅으로 또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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