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삶에 관하여 - 1 -

나는 남다른 도덕성을 가지고 유별나리만치 곧게 살고 싶지 않다. 지금껏 살아오며, 결벽에 가까운 도덕성을 자랑하던 이들이, 그로 인해 타인에게까지 유별난 도덕의 잣대를 들이밀며 그들을 핍박하던 이들이 정작 스스로에게 어떤 특별한 경우가 생겼을때 같은 기준과 잣대로 스스로에게도 엄격하게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한다면, 나는 그저 툭툭 털면 적당히 먼지가 묻어나오되 스스로 그 먼지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이가 되고싶다. 남들 보기에는 온통 먼지투성이, 흙투성이로 살면서도 타인의 옷깃에 묻은 먼지 한톨 가지고 남을 핍박해대지만 않으면, 유난히 비틀어진 도덕관념으로 불특정다수에게 해가 되도록 살지 않으면 그정도로 족할것이다.

또, 무슨 전설속의 성인군자나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움만으로 만족하곤 했다던 옛 사람처럼 한 점 물욕도 없이 독야청청하며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적당히 욕심을 부릴것이요 가끔은 그 욕심이 지나쳐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일도 겪게 되기를 바란다. 다만 가끔은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되 그럴 수록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귀함을 상기하고, 내가 무언가를 욕심내어 얻으려 할때 노력 없이 그것을 얻게 되는 일을 경계하며 살고프다. 고기를 물고 물가에서 자신을 바라본 강아지마냥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얻으려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던지는 꼴을 당하지 않게 주의할 것이되 우연히 좋은 운수로 몸과 마음이 편하고 즐거울 일이 생길 적이면 행여 나의 그 편안함과 즐거움이 남에게 크게 화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며 살고 싶다.

마땅히 항상 꿈을 꾸고 스스로 정한 삶의 목표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되 지나치게 허황된 망상같은것만 쫓다가 내가 아끼는 이들에게 내 삶의 무게를 전가하게 되는 일은 피하고싶다. 또, 내가 꿈꾸는 것에, 내가 바라는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 못났다 부족하다 나는 너와 다르다 하며 허황된 우월감에 빠지는 일을 경계하고 한방에, 단박에 무언가 믿을 수 없는 성과를 거두거나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버리려 노력할 것이다. 스스로가 이루는 작은 성취들에 충분히 기뻐하되, 그것이 온전히 나만 잘나서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 내 주변 이들의 공과 운이 함께 작용하여 이뤄진것이라 믿고 스스로의 성공이나 성과의 열매를 기꺼이 나누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을 것이다. 스스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언제든지 원하는 이들에게 이야기해줌으로 그들의 성공이나 성취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거창한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자신의 꿈과 이상에 동참할것을 호소하는 이들을 경계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행동으로 증명해나가는 이들을 믿으려 할 것이다.

가급적 실수를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반드시 실수를 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의 실수를 가장 먼저 스스로가 깨달으려 노력하고, 만약 내가 모르는 실수를 누군가가 일깨워준다면 고마워하며 들을것이다. 내 실수로 인해 혹여 해를 받은 이가 있다면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해보고 작은 방법이라도 곧 실행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지나치게 스스로를 핍박하고 채찍질해서 위축된채로 소극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일도 주의해야 할 것이고 다만 실수의 경중에 따라 스스로에게 엄하게도 가볍게도 대하는 법을 깨치려 노력할 것이다. 실수로 인해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결과물들을 당연히 물어야 할 세금이다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애쓸것이다. 항상 나 아닌 다른 이들도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이들에겐 스스로 가진 관용의 한도까지 그 실수를 품으려 노력할 것이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남탓을 해대는 이들을 멀리 할 것이다.

다만 지상에 발을 딛고 있을 적에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주력하고, 다음 세상이나 사후세계같은 것에 대한 헛된 공포로 귀한 삶을 낭비하는 일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것이 스스로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 믿어진다면 언제든 어떤 종교든 가지겠지만 천국행 티켓을 발권해주겠다고 자신의 신을 팔고 사람들의 죄의식을 이용해서 스스로의 잇속을 챙기는 거짓 종교인들을 바퀴벌레보듯 멀리해야 할 것이다. 죄를 지었을때 신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기보다 내 죄로 인해 해를 입은 것등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고 잘못을 빌 수 있는 용기와 스스로 삶을 다잡아나갈 수 있다는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종교가 무슨 필요겠느냐 하는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타인의 믿음에 대해 함부로 조롱하거나 섣불리 그릇된 것이라 단정짓지 않을것이다. 어떤 종교에서 나온것이건간에 귀한 가르침이라면 귀기울여 들으려 노력해야 할 것이고 내 의지대로 이뤄지지 않는 어떤 일을 두고 부질없이 신을 원망하거나 반대로 신에게 기대하거나 하지 않으려 해야 할 것이다.

※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삶에 관하여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이어지는 생각은 다음 포스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