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나는 모른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밀물이 먼저인지
썰물이 먼저인지
행복이 먼저인지
불행이 먼저인지
꿈이 먼저인지
삶이 먼저인지를
그리하여, 또
그리움이 먼저인지
눈물이 먼저인지를

그리워서 눈물이 흐를까
눈물이 흘러 그리운걸까
눈물이 마르면 이 그리움 멎을까
이 그리움 멎어야 눈물이 마를까를


2010.08.03 - 무지(無知) -

선후를 알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몰라도 좋을 일들이 있다. 사람들 속에서 웃고 떠들다가 갑작스레 왈칵 치밀어오른 눈물에 어리둥절해질적에 어느샌가 조금씩 가슴 가득 채워지고 있는 그리움들을 느끼게 될 때도 있고 그리움이 목까지 치밀어오르는 기분에 참다 못한 눈물들이 꺽꺽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나오는 날도 있을 것이다. 마냥 행복감에 취해서 활짝 웃다가 문득 어느새 그 눈물이 말랐나 하는 씁쓸함에 괜스레 잠들어있는 그리움이 자극받는 날도 있고 하루나 제대로 견딜 수 있을지, 금새 그리움에 짓눌려 고꾸라질것같이 다니다가 그게 언제냐싶게 또 그저 이렇게 웃게도 되는구나 하며 약간의 쓴웃음을 머금는 날도 있을 것이다. 선후를 알아도 개운할 것이 없고, 그걸 알겠답시고 머리를 쥐어뜯을 일도 없는. 그저 흐르는 눈물은 흐르는대로, 넘실대는 그리움들은 넘실대는대로,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채 살아가는것이 제일 좋은법. 말 그대로, 모르는게 약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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