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램


몰염치한 투정이 아니었다
떠나지 말아달라는
홀로 두지 말아달라는
민망하고 부끄러워, 차마 생각도 할 수 없던
그 말을 하려던것이 아니었다

그날의 그대 뒷모습을 바라보던
내 마지막 바램은
웃으며, 뒷걸음질쳐주면 아니되겠냐고
그리도 사랑했던, 옅은 미소를 머금고
느릿하게 뒷걸음질치며 손을 흔들어
내게 오는지 나를 떠나는지 모를
마지막 착각이나마 남겨줄 수 없겠냐는
그리도 못난 말을 하고 싶었을뿐

2010.10.14 - 바램 -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지만 이별을 겪을때면, 또 이별을 보고 듣고 느낄때면 언제나 그런 생각들을 하곤 했다. 정말로 노래 가사처럼 담담히, 웃으며, 그렇게 안녕을 고할 수는 없을까 하는. 그렇게 등을 돌린 사람의 뒷모습이 너무 아파서, 트라우마라도 생긴건지 누군가의 닮은 뒷모습만 봐도 움찔거리게 되는 경험을 한다는건 쉽게 견디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나는 시종일관 사람들에게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함을, 눈을 보고 당당히 이별을 말할 자신이 없거들랑 그 이별을 재고하라는 권유를 하곤 했지만 가끔은 그것이 반드시 정답만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프지 않은 이별같은게 없다고는 하지만, 유독 후유증이 많이 남는 이별 정도는 있게 마련 아니던가. 조금 비겁해짐으로써 조금 덜 다치게 된다면, 어쩌면 그것도 종국에 가서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일이 될 경우도 있다는 생각을. 물론 여전히, 그래도...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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