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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9 연애하기 좋은 비오는 날에 관하여 6
  2. 2010.08.02 휴가 복귀 만담 6

연애하기 좋은 비오는 날에 관하여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 비내리는 날은 햇빛이 맹위를 떨치는 날보다야 훨씬 연애하기 좋은 날인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우산 쓰세요 우산 씌워주세요 하는 작업의 정석 3-2장 28P 4번째줄의 내용부터 시작해서 한 우산 아래에서 오버하여 상대에게 우산을 기울임으로써 일부러 흠뻑 젖은 어깨죽지를 노출하는 전략으로의 스무스한 이동은 얼마나 무수한 청춘남녀가 써먹었던 방법인가. 보라. 한 우산 아래라는 공간만큼 좁은 공간에서, 남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붙어있을 수 있는 기회가 어디 그리 흔하겠는가. 무수한 멜로영화에서 등장하는 한 우산 씬은 얼마나 풋풋한 청춘남녀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였는가. 수줍은 듯 우산속으로 뛰어들어와 가볍게 팔짱을 끼는 여성으로 인해, 그 팔에 와닿는 아찔한 감촉으로 인해 의식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남성들은 우산이란것이 발명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겠는가. 우산 아래 로맨스의 정점을 찍는, 슬쩍 우산으로 가려진, 하지만 분명 키스씬이 벌어지고 있을거라 예상되는 그 우산 너머는 얼마나 또 무수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던가.

어디 그것 뿐이겠는가. 살짝 풋사과는 벗어난 시점의 청춘남녀들이라면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절로 입에 군침이 흐르게 되는 파전과 동동주 한잔이나 빈대떡과 소주 한잔같은 저렴하지만 분위기로 인해 맛이 적당히 보정되어버리는 술자리 데이트를 무척이나 쉽게 기획할 수 있을 것이며 오너 드라이버인 남성이라면 햇볕 쨍쨍한날보다 두배는 쉽게 '바래다 드릴게요'라는 멘트의 설득력을 획득할 수 있지 않겠는가.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빗방울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에게 평소에는 듣지도 않는 음악을 틀어주며 분위기 한번 잡아보려 해본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우산도 차도 없는 맨발의 청춘이라고? 무슨 문제겠는가. 역시나 무수한 로맨스 영화들에서 검증된 솔루션, 자켓 벗어 머리에 덮어씌우고 함께 뛰어가기 같은 얼마든지 응용 가능한 솔루션들이 있지 않던가! 심지어 '비 좀 잦아들면 움직이자' 와 같은 속 뻔한 멘트들까지도 살려주는것이 비오는 날인 것이다! '오빠 믿지? 잠깐 쉬어가자' 와 같은, 할아버지 세대들부터 사용해온 개구라도 통할 확률이 높아지는 날. 바로 비오는 날이 아니던가!

그리하여 연인들에게 이렇게 고하노니. 비온다고 짜증내지 말고, 이것은 하늘이 내린 기회라는 마음으로 뜨거운 데이트를 즐겨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모조리 말려버릴 듯한 기세의 뜨거운 키스는 어떠할까. 비를 맞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것은 우산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아줄 사람이다라는 말을 증명하라! 비오는 날엔 더 촉촉한 데이트를! 그것 또한 청춘의 로망중 일부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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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복귀 만담

*

으읭? 이건 무슨 시간을 달리는 삼촌도 아니고(...) 휴가가 끝났습니다. 아 진짜 열흘이 이렇게 총알같이 지나갈줄은 또 몰랐네요. 마음같아서는 대충 한 일년쯤은 더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음헛헛헛(...백수냐) 닷새는 바다에서 뒹굴뒹굴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고 남은 일주일은 잉여력 충전을 위해 사정없이 뒹구르다보니 어느새 휴가 종료. 마음껏 놀고 남자답게 자결하려고 했으나(정말?;) 또 차마 그러진 못하고 출근했습니다. 뭐, 그래도 정말 달콤한 휴가였어요. 반년만에 휴가답게, 정말 꿀맛같이 달콤한 그런 휴가였답니다.

사실 상반기에 워낙에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에너지가 바닥이었던지라 휴가 목표중 하나가 '휴식'이긴 했더랍니다. 뭐 잉여력이라는게 별거 있겠습니까. 만화책도 보고 게임도 좀 하고 그냥 방바닥이랑 혼연일체(...까진 될 필요 없어)가 되어 이리뒹구르저리뒹구르. 한 일주일을 그랬더니 과도한 업무로 손상되었던 원기가 다 회복되는 느낌이. 근데 또 사람 맘이 그렇지 않습니까. 워낙 이래저래 볼 사람도 보고싶은 사람도 많고 했는데 그렇게 원기회복에 충실하다보니 정작 또 이래저래 보고 싶었던 사람들 얼굴은 못보고 지나가게 되는. 그러니 뭐 슬몃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만 일단은 원기회복에 그저 다행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아니 사람이 기력이 있어야 사람을 만나건 말건...(쿨럭)

*

어찌되었건, 그리하여 이래저래 기합을 빡 넣고 출근하게 되었답니다. 휴가때 푹 쉬기도 했었고 휴가때 회사에 신청한 새 노트북이 배송되기도 했고(4년만에 ㅠㅠ) 새마음 새뜻으로 이제 정말 제대로 하반기를 시작해보자, 어디 한번 기운내서 달려보자 하는 심정으로. 그리고 일찍 일어나서 기세등등하게 노트북을 들고 출근길로. 익숙한 지하철역을 지나, 회사 정문으로 들어서며 느낀 기분이라면

더워... oTL 5분만에 지치는 기분이다! 이런 폭염지옥속에서 사람들은 출근하고 있었던건가!

그나마 아침에 비가 내려서 이게 덜 더운것일 거라고 생각하니 이건 더 의식이 혼미해지는게... 휴가 내내 바닷물에 풍덩거리고 있지 않으면 집에 틀어박혀 은둔하고 있었더니 날 더운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주 그냥 출근하려니까 온몸의 땀샘이 한순간에 열리는 기분이. 흐미. 피서가 절정일만 하군요. 이게 더 난감한건, 새로 출근하기 시작한 사무실은 냉방이 풀로 가동중인지라 들어서자마다 얼어붙는줄 알았다는거. 일하고 있으면 손이 다 시ㅋ려ㅋ 근데 한발만 문밖으로 나가면 폭염지옥. 아아아아 올 여름, 정말 끝내주는 날씨로군요. 휴가라도 없었으면 정말 삶의 의욕이 다 달아가버렸을지도 -_-;;;

*

그나저나,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말입니다. 대체 뭔 일복 크리인지 또 제안P, 그것도 한달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주말없이 달려야 할 듯 합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뭔 마가 낀거야. 그것도 단단히 낀거야. 정말 추석 전엔 고사라도 한번 지내야겠어 ㅎㄷㄷㄷㄷㄷ 라는 느낌이 절로 드는 그런 시작입니다.

게다가, 무려, 제안 PM 께선 전설의 대굇수 워킹머신이신 C차장님!!!!!(...차장님 죄송)

남은 여름은 아주 그냥 더위보다 더 뜨겁게 일로 불살라버릴 것 같습니다. 물론 C차장님과 함께라는건 힘든만큼 재미있고 배울 것 많은 프로젝트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것이라서. 오히려 휴가때 좀 늘어졌던 온 몸의 세포들을 살려주는데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기도 해요. 아 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라니(...)

*

휴가전에 새 집 오픈해놓고 사실 글도 뜨문뜨문 쓰고, 휴가땐 아예 그냥 방치해두고 했지만 오늘부턴 부지런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휴가때 쉬면서 이래저래 머리속으로 많이 생각을 굴리기도 했고, 어찌되었건간에 이제 좀 에너지가 돌아왔으니 꾸준히 그간 밀렸던 이야기들을 남겨봐야겠어요.

워낙 여기저기 질금질금해놓는걸 싫어하는지라, 딴에 깔끔단촐한걸 좋아하는지라 이글루쪽에 있는 글들도 싹 옮겨와버릴까 생각중입니다. 아 근데 또 그건 시간이 많이 걸릴텐데. 이글루는 왜 백업도 안되는거야 -_-;; PDF 백업같은걸론 옮겨오는게 역부족인데 말입니다아아아아. 아마 어느정도 널럴해질때까지 계속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뭔가 효과적인 백업 이전 방법 아시는분 귀뜸좀(...)

*

아, 마지막으로 휴가때 특이사항 하나. 그게, 처음엔 술한잔 하고 잠좀 깨볼까 하고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게 그만

에스프레소의 맛에 눈떠버렸어♥

물론 불타는 여름빨이 있기때문에 아직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떠날 수 없지만, 점점 지날수록 에스프레소쪽으로 기울어질것 같은 기분입니다. 인생은 모름지기 쓴맛!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쓴맛을 알아야 단맛도 아는거죠!

후덥지근 - 하니 도무지 의욕나기 어려운 계절이지만, 모두 힘내서 멋진 한주, 한달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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