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엔 달달한 까페모카를 마실테야요



회식 패턴이 바뀌었다. -_-;

워낙 누가 어디에 가서 뭐하고 붙어있는지 모를만치 사방천지 제각각의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는 팀이어서 회식이 적긴 하지만, 분기별 한번정도 하게 되는 회식이라거나 뭔가 이벤트가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회식자리에서 항상 느끼는건, 으아아아 증말 어마어마하게도 마신다(...) 는 거였다. 주량이 엄청 많다거나 한건 아니지만서도 그래도 애주가라 자신있게 얘기하는 스스로로써도 이게 흠좀무 할정도. 정말 한 3~4년 전쯤까진 회식 한번 했다 하면 어마어마 했었던 것 같아. 일이차는 기본이고, 중간에 술깰겸 당구 한게임 정도 치고 삼사차까지 다이렉트로 달리는 경우가 허다했더랬지. 근데, 그랬던 회식패턴이 변화가 생긴것이. 

이게 팀장님 포함 으르신들께서 슬슬 체력이 달려 그러시는지 퀵하게 먹고 쫑내고 귀가해서 얌전히 쳐 자고 내일 출근하자! 는 형태로 바뀐것까진 좋은데... 문제는... 마시는 술의 양이 별로 줄어들지 않은채 속도만 미친듯이 빨라졌어! 으아아악 뭔가 잘못됐어 난 여기서 나갈거야... 가 아니라 나갈 수가 없잖아! 뭔가 술자리 시작부터 폭풍처럼 술잔이 채워지고 빙글빙글 돌고 마시자 마시자 마셔버리자 으하하하하 이런식으로 대략 두시간정도를 쉴새없이 달린 후에 자 이제 맛이 간 분들은 택시에 실어 보내고 나머지는 맥주 한잔으로 정리하고 집에 갑시다 으헣허헣 - 이 패턴이 되어버린게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날 그냘 초장부터 전사자 한둘은 그날의 핵심 타겟이 된 사람이라거나 해서 나오게 마련이고. 술은 빨리 마시는게 제일 빨리 취하는 지름길이지 않은가. 여하튼, 그래서. 

기세좋게 휴가 복귀하고 나서 첫날부터 휴가 잘 다녀왔냐 야 고생했다 이러면서 모질게 폭풍러쉬를 당하고 정말 무라마사로 정신줄을 잘린듯 매끈하게 필름이 잘림 -_-;; 그리고 한 이틀동안 지옥을 보고(...) 이제서야 정신이 좀 돌아와서 수다를 떨어본다. 사실 계획과는 반대로 휴가때조차 분주하게 보냈던지라 쉬지 못하는통에 이래저래 블로그에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못해서 밀린 수다가 많았었는데. 어쨌든 뒤늦은 수다를 떨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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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를 떠난 후부터 어쨌건 서서히 연애상담과는 거리가 멀어졌는데 우습게도 애인님을 통해 가끔 애인님 지인들에게 연애상담 아닌 연애상담 '의뢰'를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정말 간혹 발생하는 이벤트다보니 나름 그때마다 신경써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주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그럴때면 간혹 예전 이글루에 썼던 글들을 되짚어보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그때마다 또 나름 재미있고 웃겨서 피식피식 웃는다. 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순수하게 연애 관련된 이야기들을 그냥 입에서 되는대로 지껄였던건 그때가 최고였구나 하는 생각. 거리낌없이, 되는대로, 그러면서도 나름 스스로 포인트라고 믿고 있었던 핵심들에 대해서는 빼놓지 않고 얘기했었던. 

근데 사실 이게, 또 이런 경우엔 애인님 지인분이라는 관계 때문이기도 하고 해서 그때 그렇게 얘기했던대로 시원스럽게 얘기는 못하겠더라는 것이 좀 안타깝기도 하다. 스스로 말을 좀 아끼게 된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이를테면, 예전같으면 딱 얘기를 듣고 대충 견적이 나온다 하면 에라이 똥물에 튀길... 그냥 차버리세요(물론 이렇게까지 얘기한 적은 없다 -_-;) 했던것도 좀 더 신중히, 조심스럽게, 그러다보니 또 정작 핵심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모르게 좀 두루뭉수리 - 하게 넘어가버리게 된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뭐 좋은 얘기 잘 들었다고 얘기를 들어도 좀 아쉬운 마음도 생기고. 쩝쩝. 

아쉬운 마음에 여기 좀 남은 이야기를 풀어보는건데, 나야 항상 얘기하는 거고 주변인들은 다 아는 거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 존중받는다고 느껴지지 않는 연애는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다. 특히나 어린 나이에는 더.더.더. 이를테면 이런건데 어린 시절에 사랑 많이 받고 자라는게 정신건강에 좋다는건 다 알지 않나. 그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연애연령을 따져본다고 할때 (요즘에야 뭐 빨라지기도 했지만)10대말~20대초 이정도라면 연애연령으로 유년기에 해당하는 시절이라고 보는데 그 시절에 너무 하드고어한 연애를 하게 되는건 향후의 연애에도 썩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게지. 물론 다른 견해도 있을 수 있다. 어릴때 고생을 해봐야 한다거나 하는 견해. 그래도 그, 음, 내 생각은 좀 그게 아니라는거. 그 시절이면 정말 뭐랄까, 딱 빛나는 시기 아닌가. 특히나 그 나이때의 아가씨들이라면 말 그댈 반짝반짝 빛나는, 딱히 꾸미지 않아도 청춘이라는 이유만으로 반짝반짝하는. 그런 시기에 헬오브무간지옥을 헤매며 고생스러운 연애를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나. 조금만 시야를 넓히고, 조금만 테두리를 넓히면 얼마든지 더 나은 연애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데. 그러니까 난 반댈세! 를 외칠 수 밖에 없는 노릇. 

부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정말 좋은 길을 선택하기를 바래요, 충분히 그런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으니까요. 귀여운 꼬마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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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보니 이것도 지지난주쯤 써보고 싶었던건데. 

이주 전쯤 헬오브지옥의 끝물 무렵에 완소 조카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더랬는데 그날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꽤 머리속을 빙글빙글 맴돌더라. 너무 오랫만에 사람을 보기도 했고 -,.- 이런저런 이유로 기대 이상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던지라 남긴것들이 많았었는데 그중에 이런 대화가. 어찌되었건 고2이후로 연애 휴식기가 1년이 넘지 않는 인생을 살아왔는데 그 긴 연애의 역사중 7년짜리 한번, 그리고 지금 5년짜리 한번이 있다 - 는 얘기에 삼촌은 연애를 '잘'하나보다 - 라는 이야기를.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봤더랬다. 내가 과연 연애를 '잘' 한다고 말할 수 있나. 내 연애 방식의 장점은 뭔가. 뭐 그런 것들을. 

기본적으로 연애를 하게되면 '성실하게' 한다는 점은 꽤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장점이었는데 이래저래 생각해보다보니 그래도 이런것들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표현이 많다(-가끔은 보는 사람의 손발을 퇴갤시킬 정도로), 이야기를 '잘' 듣는다, 근성있다(-_-;;), 권태에 강하다(전반적으로 뭘 하나 좋아하게 되면 좀처럼 질리는 법이 없음) 정도. 단점은 꼽다보면 갑자기 자괴감이 찾아올 것 같아서 패스(-_-;;) 아, 근데 사실 장단점을 이래저래 따져보다보면 그렇게 썩 내세울만한 장점같은것은 특별히 없는 것 같은디... 라고 생각을 더듬어가다가 결국 정리되는건 바로. 

역시 운이 좋았군. 음. 그래.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히 운이 좋았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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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상담이나 신장개업해볼까. 청춘의 연애담을 오랫만에 들으니 어쩐지 파릇하니 조쿤?
아 하지만 블로그가 거의 유령블로그가 되어가고 있잖아... 안될거야 아마...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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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하는 불평이지만, 스스로에 대해 너무 속속들이 알고 있는것도 가끔은 꽤 불편해. 어딘가쯤에 어찌해서 무엇이 부족해서 결핍상태로구나 - 라는게 뻔히 보이는데도 현재 상태에선 이걸 딱히 채울 방법이 없으니. 쯧. 차라리 몰라서 답답했던 시절이 낫기도 한 것 같지만, 또 돌아보면 그 시절엔 그 답답함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이었으니 음. 답이 안나오는군. 
 
오후에는 완전 달달한 까페모카에 휘핑크림을 듬뿍 얹어 마셔줄테다! 아무래도 요즘 좀 당분이 부족한듯해. 당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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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후쌭... 우기에 스콜이라니 이건 뭐 완전 동남아냐.. -_-; 축축한 날들이지만 모두 마음만은 뽀송뽀송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