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복귀 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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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읭? 이건 무슨 시간을 달리는 삼촌도 아니고(...) 휴가가 끝났습니다. 아 진짜 열흘이 이렇게 총알같이 지나갈줄은 또 몰랐네요. 마음같아서는 대충 한 일년쯤은 더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음헛헛헛(...백수냐) 닷새는 바다에서 뒹굴뒹굴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고 남은 일주일은 잉여력 충전을 위해 사정없이 뒹구르다보니 어느새 휴가 종료. 마음껏 놀고 남자답게 자결하려고 했으나(정말?;) 또 차마 그러진 못하고 출근했습니다. 뭐, 그래도 정말 달콤한 휴가였어요. 반년만에 휴가답게, 정말 꿀맛같이 달콤한 그런 휴가였답니다.

사실 상반기에 워낙에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에너지가 바닥이었던지라 휴가 목표중 하나가 '휴식'이긴 했더랍니다. 뭐 잉여력이라는게 별거 있겠습니까. 만화책도 보고 게임도 좀 하고 그냥 방바닥이랑 혼연일체(...까진 될 필요 없어)가 되어 이리뒹구르저리뒹구르. 한 일주일을 그랬더니 과도한 업무로 손상되었던 원기가 다 회복되는 느낌이. 근데 또 사람 맘이 그렇지 않습니까. 워낙 이래저래 볼 사람도 보고싶은 사람도 많고 했는데 그렇게 원기회복에 충실하다보니 정작 또 이래저래 보고 싶었던 사람들 얼굴은 못보고 지나가게 되는. 그러니 뭐 슬몃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만 일단은 원기회복에 그저 다행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아니 사람이 기력이 있어야 사람을 만나건 말건...(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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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그리하여 이래저래 기합을 빡 넣고 출근하게 되었답니다. 휴가때 푹 쉬기도 했었고 휴가때 회사에 신청한 새 노트북이 배송되기도 했고(4년만에 ㅠㅠ) 새마음 새뜻으로 이제 정말 제대로 하반기를 시작해보자, 어디 한번 기운내서 달려보자 하는 심정으로. 그리고 일찍 일어나서 기세등등하게 노트북을 들고 출근길로. 익숙한 지하철역을 지나, 회사 정문으로 들어서며 느낀 기분이라면

더워... oTL 5분만에 지치는 기분이다! 이런 폭염지옥속에서 사람들은 출근하고 있었던건가!

그나마 아침에 비가 내려서 이게 덜 더운것일 거라고 생각하니 이건 더 의식이 혼미해지는게... 휴가 내내 바닷물에 풍덩거리고 있지 않으면 집에 틀어박혀 은둔하고 있었더니 날 더운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주 그냥 출근하려니까 온몸의 땀샘이 한순간에 열리는 기분이. 흐미. 피서가 절정일만 하군요. 이게 더 난감한건, 새로 출근하기 시작한 사무실은 냉방이 풀로 가동중인지라 들어서자마다 얼어붙는줄 알았다는거. 일하고 있으면 손이 다 시ㅋ려ㅋ 근데 한발만 문밖으로 나가면 폭염지옥. 아아아아 올 여름, 정말 끝내주는 날씨로군요. 휴가라도 없었으면 정말 삶의 의욕이 다 달아가버렸을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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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말입니다. 대체 뭔 일복 크리인지 또 제안P, 그것도 한달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주말없이 달려야 할 듯 합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뭔 마가 낀거야. 그것도 단단히 낀거야. 정말 추석 전엔 고사라도 한번 지내야겠어 ㅎㄷㄷㄷㄷㄷ 라는 느낌이 절로 드는 그런 시작입니다.

게다가, 무려, 제안 PM 께선 전설의 대굇수 워킹머신이신 C차장님!!!!!(...차장님 죄송)

남은 여름은 아주 그냥 더위보다 더 뜨겁게 일로 불살라버릴 것 같습니다. 물론 C차장님과 함께라는건 힘든만큼 재미있고 배울 것 많은 프로젝트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것이라서. 오히려 휴가때 좀 늘어졌던 온 몸의 세포들을 살려주는데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기도 해요. 아 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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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전에 새 집 오픈해놓고 사실 글도 뜨문뜨문 쓰고, 휴가땐 아예 그냥 방치해두고 했지만 오늘부턴 부지런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휴가때 쉬면서 이래저래 머리속으로 많이 생각을 굴리기도 했고, 어찌되었건간에 이제 좀 에너지가 돌아왔으니 꾸준히 그간 밀렸던 이야기들을 남겨봐야겠어요.

워낙 여기저기 질금질금해놓는걸 싫어하는지라, 딴에 깔끔단촐한걸 좋아하는지라 이글루쪽에 있는 글들도 싹 옮겨와버릴까 생각중입니다. 아 근데 또 그건 시간이 많이 걸릴텐데. 이글루는 왜 백업도 안되는거야 -_-;; PDF 백업같은걸론 옮겨오는게 역부족인데 말입니다아아아아. 아마 어느정도 널럴해질때까지 계속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뭔가 효과적인 백업 이전 방법 아시는분 귀뜸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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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지막으로 휴가때 특이사항 하나. 그게, 처음엔 술한잔 하고 잠좀 깨볼까 하고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게 그만

에스프레소의 맛에 눈떠버렸어♥

물론 불타는 여름빨이 있기때문에 아직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떠날 수 없지만, 점점 지날수록 에스프레소쪽으로 기울어질것 같은 기분입니다. 인생은 모름지기 쓴맛!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쓴맛을 알아야 단맛도 아는거죠!

후덥지근 - 하니 도무지 의욕나기 어려운 계절이지만, 모두 힘내서 멋진 한주, 한달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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