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에서의 첫 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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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그냥 에어컨 없는 곳에 한 십분만 서있으면 노릇노릇 익어버릴 것 같은 날들이에요. 스팸메일 및 집들이 공지 확인하시고 한분 두분 새 집에 찾아주고 계신데 모두 어케 다들 더위 잘 이겨내고 계신가 모르겠네. 전 뭐 폭염지옥 + 일 지옥(...) 속에서 여전히 부유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도 아주 기양 상콤한 소식이 또 들려왔더라구요. 투입기간이 20일까지 연장되었다는. 이로써 5주 연속 월화수목금금금이 달성되는 순간이에요. 왓더 헬? 내가 주5일 근무 회사에 다니는건지 주5일 근무 회사에 다니는 쿰을 꾼건지...

참 웃기지만 웃을 수가 없는게 -_-; 올해는 워낙 주말이고 뭣이고간에 제대로 쉬어본 기억이 드물다보니 이쯤되니까 그냥 막 덤덤해지는거에요. 아 뭐 그렇지 뭐 내래 이 간나들에게 고급인력 휴근비의 매운맛을 보여주가쒀... 도 아니고 그냥 쏘쏘. 주중은 워킹데이고 주말도 워킹데이로다 중생아 네 어디디서 까지르고 있... -_-; 하며 티벳여우가 되버릴것같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지금 같이 일하고 계신 분들이 워낙 다들 성격도 좋으시고 즐거우신 분들이라 나름 일할때는 또 웃으며 일하고 있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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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바닥 일을 하다보니, 짧건 길건 새 프로젝트에 가서 새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면 항상 거쳐가게 되는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누가 더 개고생했나 배틀!!!!! (-_-;)

...뭐, 간단히 그냥 군대얘기같은거라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그냥 전에 이러저러한 프로젝트를 해봤는데 아주 기양 관 짜는줄 알았다, 난 송장 치울 뻔 했다, 난 백골이 진토되는줄 알았다(?) 뭐 이런 얘기들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하게 되는것. 약간씩 과장이야 들어가겠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얘기는 아닌. 그런.

어쨌든 한번 불붙기 시작해서, 저마다 그동안 넘어온 산 이야기를 좔좔좔 풀어내고 있었더랬지요. 또 그날의 핵심 이슈는 지방 떠돌아다닌 쪽으로 모아지고 있더랍니다. 개고생했다 하면 둘째치면 서럽지!(-_-;)란 기분으로 저역시 배틀에 참가. 입사 다음해부터 서울 땅을 밟지 못하고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를 외치던 날들에 대해 얘기했더랬지요. 오오, 우와, 흐미... 음, 역시 예상대로. 이정도면 이 배틀은 나의 승리...라고 생각할때쯤 묘한 미소를 짓고 계시는 모 과장님이 눈에 들어와서.

나 : 과장님은 어디 지방은 안다니셨나요?
모 과장님 : 아 난 뭐 별거랄 건 없지만... 1년동안 군부대만 아마 60군데정도? 으허허허허허허허허헛

...졌다 oTL 군부대 60곳이라니. 상상하는것도 싫어진다 ㅎㄷㄷㄷㄷㄷ. 넵. 뭐 뛰는 놈 위에 나는놈, 산 위에 하늘, 뭐 그런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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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거의 끝나가는군요. 문어보다 못한 펠레(-_-;)의 마지막 저주가 적중이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생각해보면 원래 축구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지라 월드컵때도 우리나라 경기만 보고 마는 정도였는데 이번 월드컵은 참 열심히 봤었더랬네요. 이번엔 우리나라 대표팀이 상당히 선전한 것도 있고, 우리나라 탈락 후엔 개인적으로 독일 대표팀이 맘에 들어서 하드고어하게 일하는 와중에도 새벽에 일어나서 관전한후 다음날은 좀비모드로 일하곤 했더라는. 아 그렇게 보다보니 이게 또 축구도 재미있네. 축구란 경기의 매력을 알것 같아요! 예전엔 골 들어갈때만 재미있다고 싫어했는데! 오오 이런 재미로 보는거였구나! 그래! 이건 다!

기아 때문이다 oTL 16연패라니.... 작년 우승은 쿰속의 쿰이었냐;;;;;

아니 진짜 내가 에지간하면 그냥 스포츠야 이길때도 질때도 있는거지 어헣허헣 한다지만 올해 기아는 레알 쓰레기아 소릴 들어도 어쩔 수 없는득. 아 진짜 하루죙일 일하다 저녁에 천근만근한 몸을 질질 끌고 퇴근했는데 오늘도 졌ㅋ어ㅋ 하면 되요 안되요? 다음주에 팀에서 야구장 가는것도 일때문에 참석 못해서 분통이 터지는데 이쯤되면 다행스러울 지경. 내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얘들이 밤에 안자고 몰래 축구보고 그래서 그러는거같아(...) 월드컵 끝나면 좀 괜찮아지려나(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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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만담이라 좀 길게 썰을 풀까 했는데 또 일이 팍팍 휘몰아쳐오네요. 오늘만 또 삐대면 주말인데(...넌 아니잖아) 하루 잘 버티시고 광란의 뿌라이데이 나잇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집에서의 첫 만담은 이정도로. 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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