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애

어느 해 겨울
내가 그대의 눈물을 훔쳤을적에
나는 알았다, 이것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애라는 것을

수십번, 아니 수백 수천번
삶을 거듭 살더라도
나의 그대보다, 그대의 나보다
더 멋드러진 어울림은 없으리라는
함께함에, 단 한 점의 주저함도 없으리라는

어린 풋사랑의 호언장담이 아닌
달콤함만을 꿈꾸는 교언도 아닌
살아온 만큼의 믿음과
살아갈 만큼의 용기를 담은
무엇보다 단단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나는 외쳤다
한없이 쓸쓸했던 어느 겨울 날
싸움에 지고 쫓겨온 늙은 개 같은 몰골로
다만 위로를 구하며 찾곤 했던
어머니 바다, 그 푸른 물결 앞에서
그대의 손을 부숴져라 굳게 잡고는

이 사람이 바로
지상에서의 마지막 사람이라고
내가 수천번 삶을 고쳐 살더라도
대지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상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이라고

2010.12.24. -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애 -

2010년 크리스마스. 애인님을 위한 헌시. 부족하지만. :)

'소오강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농담  (6) 2011.01.06
아버지  (2) 2011.01.03
바램  (6) 2010.10.14
낙엽 태우는 계절  (4) 2010.10.12
옛 사랑  (2) 201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