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8.20 강원도 이야기 (1) 6
  2. 2014.08.07 오랫만이야, 좋아보인다 2
  3. 2014.08.01 어른의 연애 2

강원도 이야기 (1)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프로젝트 출장 때문에 사북에서 4개월 동안 머무르게 되었던 것이 말이다. 이후로 7년동안이나 그 4개월의 기억은, 술마시다 꿀적한 기억들을 떠올릴적에만 상징처럼 와락 일어나곤 했던, 우연찮은 회상씬까지도 그다지 달갑지는 않아 금새 머리를 휘휘 휘둘러 털어내 버리곤 했던 기억이었다. 처음의 2개월은 원치 않았던 롱디와 팡팡 터지는 일거리들 덕분에 힘들었더랬고, 나중의 2개월은 역시나 원치 않았던 실연으로 인해 멘탈이 먼지가 되어서 괴로워했던 때였으니 굳이 끄집어낼 이유가 없었던 기억이었음에는 분명하다. 근데 작년 쯔음 부터였나, 한번은 그곳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써서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더랬다. 어쩌면 그 괴로웠던 기억들조차 이젠 그저 지난 일이라 하며 옅은 미소로 마주대할 수 있을만치의 시간이 흘러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위에 썼던 이유로 무척이나 괴롭고 힘들기도 했었지만, 외려 그 괴롭고 힘들었던 와중에도 정말 깨알같이 즐겁기도, 신기하기도, 다시는 없겠다 싶은 경험들도 존재했던 기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왠지 모르게 자꾸만 글이 쓰고 싶어지고 이야기가 하고 싶어지는 이제 와서 한번 그 이야기들을 남겨볼까 한다. 뭐 별다른 이야기는 없을 지도 모른다. 그저 왠 아저씨가 집 떠나 눈이 펑펑 쏟아지던 강원도에서 인생에 있어서의 희노애락의 정점을 찍던 시절에 대한 회고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자 그럼 뭣부터 얘기해볼까. 한번 기억을 더듬어보자. 때는 바야흐로 2006년 11월. 입사 후 정식으로 투입된 프로젝트로는 첫 프로젝트. 한참 열애를 하고 있던 시절이었던지라 정말 마뜩치 않았지만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고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는 강원도행 버스에 탑승. 자, 그리고 어땠더랬지? 뭐가 좋았더랬지? 회상의 흐름을 방해하는 꿀꿀한 기억들의 틈바구니에서 자 떠올려보자구. 뭐가 그렇게 좋았더랬지? 뭐가 신기했더랬지? 뭐가 그렇게, 아마도 살아가며 다시는 없을 것 같은 그런 유니크한 기억들이었지?


그래, 첫번째는 역시 '풍경' 이었다. 4개월동안 머물렀던 사북읍의. 단지 작은 산골 마을의 풍경 뭐 이런게 아니라 겨울. 눈. 밤. 고요.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진 풍경들.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가끔씩 슬픔까지도 잊혀지게 만들던 풍경들 말이다. 


*


제일 좋아하는 계절을 누가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겨울을 꼽는 사람이고, 왜 겨울이 좋아? 라고 묻는다면 역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눈이 오니까!' 라고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사실 계절과 날씨는 무엇보다 너무도 좋았던거다. 왜, 사람마다 단어를 딱 말할때 연상되는 무언가들이 다 다르지 않은가. 내가 '눈'을 떠올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 시절을 기점으로 바뀌었다. 그 시절 이후로 눈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조건 반사적으로 그렇게나 눈이 많이 내리던 그 시절 그 어떤 날의 풍경이 떠오르는 것이다. 정말로 천지사방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여 있던. 그렇게 세상을 하얗게 물들여놓고도 멈출 기색도 없이 쏟아져 내리더 눈송이들. 가만히 머리속에 띄워보는 것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에 가슴이 다 두근거리는 그 풍경들. 물론 매년 폭설로 인한 피해도 있고, 강원도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눈때문에 정말 이가 갈릴 수도 있는 노릇이겠지만 어찌되었거나 서울 촌놈으로써는 그렇게나 쏟아지던 함박눈들에 똥강아지마냥 신나서 껑충껑충 뛰어다닐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려, 출장 첫날부터 그랬더랬다. 


새로 연애, 그것도 열애를 시작한지 100일도 안된 시점에서 뜬금없이 지방 출장을 가게 된 참이었으니 기분이 좋았을리가 없다. 꿀꿀한 기분으로 짐을 챙겨 동서울 터미널로 향했다.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인상을 구기고 있는데, 마치 기분만치나 흐렸던 하늘에서 한두송이씩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 많이 내리는 눈은 아니었던지라 잠깐 창밖을 바라보다 눈을 붙였고, 세시간 반정도 지났을까 이내 도착을 알리는 기사님의 목소리에 눈을 떠서 짐을 챙겨 내렸더랬다. 낯선 풍경에 주위를 두리번거려 가면서 전화로 알려준대로 택시를 타고는 프로젝트 사무실에 도착. 그리고 D 선배를 만났다. 꿀꿀했던 강원도 생활 속에서 빅 재미의 8할 정도를 차지했던 D 선배를. 앞으로 4개월간 일어나게 될 버라이어티한 일들은 꿈에도 예상치 못한 채 D 선배의 환대를 받고, 프로젝트 PM 님께 인사를 드리고, 짐을 풀고, 이것저것 잡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환영을 겸한 첫날의 술자리를 갖게 되었더랬다. 뭐 워낙 술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D 선배와 함께였으니 늦은 밤까지 술자리가 이어진건 당연지사. 아마 3차까지 갔었더랬나. 시간은 얼추 새벽 두시쯤 된 것 같은데 기어코 한잔 더 하자는 말에 마지막 집에 들어갔었다. 그리고 한시간인가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정말로 얼큰이 술이 올라 밖으로 나왔는데. 


정말로 딱 한시간만에,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한 눈이 쌓여 있었더랬지. 


진짜 그때의 기분은 무슨 마법이라도 본 기분이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앞으로 벌어지게 될 꿀꿀한 일들에 대해서 아직 전혀 예측도 못하고 있었지, 첫 날이고 좋아하는 선배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기분도 업된데다 내가 또 사실 그렇게 새로운 환경같은걸 싫어하는 인간이 아니에요. 게다가 술까지 마실 만큼 마셨는데 한밤중의 시골 마을에 술집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온통 어둠뿐이었는데 딱 한시간 마시다 나오니 온통 순백으로 물들어 있어. 캬 이거 뭐 신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거다. 야 이거 뭐여. 눈에 막 발이 퍽퍽 들어가네? 겅정겅정 어설프게 뛰어다니다가 몸개그도 저질렀다. 뒤로 벌렁 자빠져서 뒤통수를 제대로 박았는데... 안아프네? 이게 술의 탓이었는지 워낙 삽시간에 푹신하게 쌓였던 눈 덕분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러고도 좋다고 한참을 그 아무도 없는 거리를 쏘다니다 숙소로 들어갔더랬다. 아,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근사한 겨울밤이었는데. 


어쨌거나, 이후에도 그렇게나 쏟아졌던 많은 눈들, 그리고 근사했던 많은 겨울밤들은 그 괴로웠던 시절에 내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더랬다. 주말에 서울에 올라가서 장렬하게 채이고, 거의 이틀을 단 한숨도 자지 못한 채 기차를 타고 내려온 날도 마찬가지였다. 청량리 역에서 막차를 탔었더랬나, 새벽 두어시쯤에 도착한 사북역의 풍경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늘상 버스를 타서 몰랐었는데 기차를 타고 내리니 그 작은 마을을 주욱 가로질러 걸어가면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더랬지. 정말로 끔찍하게도 비참한 기분이었음에도 무릎까지 푹푹 파묻히는 눈의 감촉들이, 그리고 그 새벽에도 온통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며 퍼붓고 있던 함박눈들이 굉장히 극적인 풍경을 그려냈고, 그게 그렇게나 끔찍한 기분 속에서도 절반쯤은 허탈하게 웃음이 배어나오게 만들던 기억으로 남은 것이다. 한번 눈을 감고 그려보시라. 사랑을 잃고 비참하게 도망친 패잔병, 밤기차에 몸을 싣고 도착한 작은 시골역. 정말로 눈앞을 가릴만치 펑펑 쏟아지던 함박눈. 잔뜩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불빛 하나 없이 고요한, 그런데 천지사방이 온통 하얗게 눈으로 물들어 있는 길을 따라 터덜터덜 걸어가는 반쯤 넋이 나가 보이는 듯한 남자. 뭐라 해도 뭔가 짜한 그림 아닌가. 아닌...가?


*


앞서 말한 괴로웠던 기억들 덕분에, 이후로 그곳, 사북을 찾은 적이 없다. 아, 다른 일 때문에 여름에 한번 갔었던 적은 있었더랬는데 그건 패스하고. 아마 그곳도 많이 바뀌었겠지. 내가 갔던 그 해가 K랜드 스키장이 오픈하던 해였으니 아마 지금쯤은 그 영향으로라도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사실 별로 더 가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묵었던 숙소의 위치나, 프로젝트를 했던 사무실의 위치도 절묘했더랬다. 읍내에서 살짝 떨어진, 터미널로 가는 길목에 있었던. 사실 낮에도 오가는 차는 있어도 사람 구경은 좀처럼 할 일이 없었던(프로젝트 사람들 빼고). 돌이켜 보면 그 시절만큼 원하는 만치 얼마든지 절대고요, 절대고독을 접할 수 있었던 시절도 없었다. 


특히나 실연 후의 2개월은 더 그랬더랬지. 반 폐인 상태로 살면서 거의 매일 술독에 빠져 있었더랬는데, 거의 매일같이 함께 술을 마셔주던 D 선배가 숙소로 돌아간 후에도 사실 혼자서 많이도 헤매고 다녔었더랬다. 특히나 눈이 내리던 날은 어김없이. 어차피 술을 마셔도 잠도 잘 오지 않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몇 시가 되었건 상관없이 숙소를 나와서, 입술을 꾹 다물고 내리는 눈을 그대로 맞아가며 천천히 걸었더랬다. 때로는 이리로, 때로는 저리로. 때로는 메마른 개울 위로 쌓이는 눈송이들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때로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정처없이 걷기도 했었다. 누가 봤으면 어떤 미친놈 취급을 받았을지 모르는 일인데, 그래도 그것들이 아니었으면 정말로 정신줄 잡고 있기가 더 힘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단지 얘기 운 띄우고 풍경 얘기 하나 했는데 이만치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만치 좋았던 것이리라 하면 될 것 같다. 만약 저런 비슷한 겨울밤의 풍경을 느껴 보지 못한 분이시라면 한번쯤은 꼭 권해주고 싶을 만치 말이다. 세상에 나 홀로 있는 듯한, 너무나 하얗고 너무나 검고 너무나 고요한, 이빨이 딱딱 부딪쳐올 만치, 입김까지 하얗게 얼어서 눈발에 섞이는 착각마저 들 마치 춥고 외롭지만, 그 모든것들이 너무다 멋지게 어우러져서 극적으로 행복해지는 괴이한 경험들을 느껴 보시라고 말이다. 아 물론 굳이 실연까지 당해가며 겪을 필요는 없다. 굳이 그렇게 목구멍으로 치밀어 오르는 우울함과 슬픔들이 아니어도 충분히 누구나 사랑할 수 있을 법한 풍경이니 말이다. 일단 풍경 이야기는 이정도로 마무리. 근데 정말 그것도 웃기는 노릇이지 뭐야. 그렇게나 아름다웠던 풍경들을 대하던 날들에, 그 흔한 사진 한장을 안찍어뒀어. 어쩌면 그래서 충분히 더 기억 속에서만 미화되고 미화되어 날이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풍경일지도 모르겠다. 사람 기억이란게 그렇게 간사하잖나. 어쨌든 다음에 또 이어서 써야지. 다음번엔 뭘 쓴다. 아 사람. 당연히 사람 얘기를 해야지. 사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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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이야, 좋아보인다

오랫만이야. 좋아보이네. 


히에에엑 생각만 해도 손발, 아니 사지가 오그라들어 죽을 것 같은 말이지만 뭐 살다 보면 꼭 본인이 아닌 주변에서라도 한번씩은 하거나 듣게 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일단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주구장창 나오고, 친구며 지인이며 지인의 친구며 친구의 지인이며... 요즘은 웃찾사인가? 개그 프로그램도 있더라. 다행스럽게도 나는 저 멘트를 해볼 기회가 없었더랬지만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는 대학교 친구 녀석의 사연 하나가 있다. 말복 기념으로(?) 잠깐 읊어본다면. 


오랜 연애를 한 친구 녀석이 있었다. 그리고 무수한 연인들이 그러하듯, 군대를 제대할 쯔음에 자연스럽게 이별을 했었더랬다. 뭐 한쪽의 바람이라거나, 진절머리나는 다툼의 결과였다거나, 집안의 반대였다거나 그런 이유가 아니었으니 담백한 이별이었다고 얘기해도 좋지 않을까. 친구의 연인이었던 그녀는 우리들 사이에서도 꽤나 인정받았던 존재였다. 여러모로 친구에게 헌신적이기도 했었더랬고, 덕분에 철없던 우리들까지도 많은 배려를 받았더랬으니. 술자리에서 종종 농담처럼 얘기가 나올 적이면 '그분은 명예의 전당에 올려드려야 하지' 이런 이야기에 모두들 끄덕끄덕 수긍할 수 있는. 그런 분이었기에 친구녀석이 이별을 선택했을때 여론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뭐 어쩌랴. 게다가 워낙 서로 간섭하는건 죽어라고 싫어하는 친구놈들의 특징도 있었으니 그저 그렇게 넘어갔었더랬는데. 


그만치의 비중을 차지하고 계셨던 분이니 이별 후에도 가끔 술자리마다 절반쯤은 친구를 골리려고, 절반쯤은 우연히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헤어진지 몇해가 지났을까. 언제나처럼 학교 뒤편의 술집에 다들 모여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잔을 기울이던 중에 또 얘기가 나오게 되었더랬다. 그날은 술이 다들 좀 되었을까, 한참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어떤 놈 하나가 그놈의 휴대폰을 가져가서 한다는 얘기. '야, 나 네놈이 하도 떠들어대고 그래서 아직 전화번호도 외우고 있어. 내가 한번 전화 해 줘?' 라고. 지랄을 한다 해볼테면 해봐라 옥식각식 왁자지껄 떠들던 놈들을 바라보던 내가. 바로 내가. '뭘 그렇게 옥신각신대고만 있느냐아 -o-' 와 동시에 통화 버튼을 꾸욱. 설마 정말 누를 줄은 몰랐는지 모두가 순간 긴장속에 전화기를 바라보았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유난히 크게 울리던 전화벨 소리는 곧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와 함께 끊어졌다. 뭐 그런거지, 와하하하 차단당한건가 이러면서 언제 그랬냐는듯 까맣게 잊고 다시 화제를 돌려 술자리를 이어가던 중에 한시간쯤 지났나...


그놈의 전화벨이.울.렸.다.


그리고 그렇게나 시끄럽게 떠들고 있던 모두가 약속이나 한듯 순식간에 정적. 생각해보면 아니 뭐 아주 늦은 밤도 아니었던지라 다른 전화가 충분히 올 수 있었을 법도 한데 정말 거짓말처럼 모두가 '그녀다' '그녀야?' '그녀구나!' 를 직감한게다. 그리고 삽시간에 굳어지는 녀석의 표정.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대는 녀석을 보고 나머지 모두는 놈이 폭발할것이 두려워서였는지 이런 중요한 대화를 방해하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는지 일제히 테이블에서 일어나 구석자리로 대피. 그리고 사람이 없던지라 조용했던 술집에서, 나즈막하지만 그렇게나 술을 다들 퍼마신 와중에서도 또렷이 들리던 녀석의 말. 


'어 오랫만이야. 우리 참 어색하다'


...그리고 그 말은 전설이 되어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깊어지는 술자리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멘트가 되었으니. 마치 추억의 화룡점정이요 인생의 한페이지에 남겨진 굵은 마침표요 대연애시대의 새로운 시작과 종말을 알리는 빵빠레와 같은 멘트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아 근데 어쩌지. 오랫만에 떠올린 말인데 타자 치고 있는 손가락이 부끄러워서 오글오글. 아 저게 맨정신에 떠올려보니 사지가 오그라드는 기분이 두배로구나. 그땐 또 나름 간지 났었더랬는데 지금 와서 떠올리니 뭐 이 중2도 아니...


너무 강렬하게 남아있던 사연, 멘트라 썰이 좀 길어졌지만 이어가보면 그렇다. 앞서 얘기했듯 나는 아직까지 한번도 저런 멘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하게 될 일이 없길 바란다. 그렇다고 내가 뭐 사랑했던 사람들과 다시는 얼굴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끝에 끝을 보고 헤어진 것도 아니다. 어떤 이는 어쩌면 이별 후에 꽤 오래 나를 미워하기도 했었겠지만 그런 경우는 제껴두고라도. 배에 붙어 가는 나이살들에 슬슬 골이 아파지는, 정말로 아저씨가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도 가끔 센치해지거나 감상에 빠지는 날들이 되면 잘 지내고 있을까 문득 생각이 나는 이들은 있다. 가끔씩은 정말로 거짓말같은 우연처럼 한번이라도 스쳐가며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건 정말 찰나다. 그런 마음이 일어났다가도 금새 도리도리하게 되는거다. 그건 단순히 우연히 마주쳤을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혹은 스스로 손발과 사지를 오그라들게 만들 어떤 멘트들을 하게 될까봐 그래서가 아니다. 그건 그냥, 나름의 어떤 주관과 고집의 산물인데 이를테면 이런것. 


과거는 과거다. 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 어느 시절엔가 그렇게 전력으로 사랑했던 나는 그 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거다. 지금의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또 다른 나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이별에서 아쉬움, 미련 같은것들 한점 없이 쿨하게 맺고 끊어지는 관계가 어디 그렇게 많겠나. 공을 들이고 마음을 다했던 관계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무얼 어쩌겠는가. 그렇게 드라마같은 우연으로 마주치게 되어, 충분히 '좋아보인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좋아보이면 어떨까. 다행이겠지. 다행이라서 뭘 어쩌겠는가. 다행이야 그때 내가 이별하길 잘했지 하며 웃기지도 않는 자위라도 할건가. 날 버리고 가더니 잘먹고 잘사는구나 하며 잔디라도 한움큼 뜯어먹은 기분으로 입맛이라도 다실건가. 그게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이라도, 설령 순수한 기쁨만 있다 하더라도 남는건 없다. 그리고 장담컨데, 그 사랑이 뜨겁고 강렬했을 수록 그런 우연한 재회에서 남겨지는 감정의 찌꺼기들이란건 8할이 마이너스쪽이겠지. 


게다가 행여라도, 차마 인사치레라도 좋아보인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떻겠는가. 세월의 흔적이 조금 더해진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예 과거의 모습을 도저히 떠올릴 수 없게끔 변해버린 모습이라면 그 말도 못할 씁쓸함들은 어쩌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끊임없는 기억 속에서의 미화 버프를 받아 눈이 부시도록 빛나고 있던 그 모습들의 잔재가 개미 눈물만큼도 남아있지 않다면 어쩌겠는가. 꿈꾸던 미청년이 연신 식은땀을 훔쳐가며 기름진 배를 뒤뚱거리면서 걸어가는 아저씨가 되어 있다면 어떻겠는가. 꿈 속의 여신같았던 그녀가 애들한테 신경질 부리는 뚱뚱한 뽀글이 파마의 중년 아줌마가 되어 있다면 어떻겠는가. 이미 무수하게도 많은,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행(까진 아니어도)의 결과로 '괜한 짓을 했다'는 증언들이 사방에 가득하다. 굳이 그런 리스크를 감당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이 먹을수록 삭막해져가는 세상살이에서, 삶의 어느 순간 문득 떠올리면 그리운 마음이 일어나는 사람 하나 마음에 담아둘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굉장히 얻기 힘든 축복일 지도 모른다. 그저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추억은 추억 대로 사랑은 사랑 대로 그대로 두고 걸어가는 것이 좋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if (그때 내가 이러저러요로그러 했더라면)  같은 의미없는 조건문들을 띄워보며 마음을 괴롭게 할 이유가 없다. 어쩌면 그것도,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충분히 그리운 마음이 들 만치 좋은 사람이었던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의 증명이다. 살아서 나와 마주치는 우연이 없다 해도 분명히 그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스스로 꿈꾸던 일들을 이뤄가며, 밝게 빛나며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막연하지만 굳은 믿음. 누군가에게 그런 믿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사람에게는 또 얼마나 복된 일인가. 설령 그걸 알 수야 없다 하더라도. 말이다. 


쓸데없이 길게 늘어졌지만 뭐 결론은 그렇다. 지나간 것들은 그저 가끔 그리워할 수 있는 그것들로 남겨두자. 괜히 상투적 표현들로 손발 오그라들어가며 어버버버 할 일은 바라지도 만들지도 말자.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우연찮게 마주쳐서, 그것도 어디 길가다가 모른척하고 폭풍처럼 스쳐지나갈 수도 없게 딱 마주쳐서 무언가 한마디라도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차라리 이런건 어떨까. 표정도 대사도 어디 드라마에서 많이 본듯한 그런 것 말고, 깜짝 놀랄만치 솔직해진 한마디를 해보는건 말이다. 팔을 벌려 만세를 부르며,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두어번 뛴 다음에 어마무지하게 환하게 웃으며, 아니 이게 누구야! 진짜 진짜 보고 싶었더랬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 이런거 말이다. 적어도 씁쓸함보다는 누군가 나를 오랫동안 그리워했었구나 하는 마음에 서로 잠시잠깐 행복해지기라도 하게 말이다. 아 아냐. 무엇을 상상하고 설령 무엇을 연습해 놓는다 하더라도 정작 그 순간이면 대뇌의 전두엽이 작동을 멈출 수도 있겠지. 그러니 역시 이런건 그냥 상상만으로 그만두자. 마무리로 노래 한곡 띄워 드립니다(진짜 띄우는건 아니고). 버벌진트가 부릅니다. 좋아보여. 

어른의 연애

적어도 해는 넘겼을거다. 제목에 적은 저 말이 어느날 뜬금없이 어디선가 날아와 입에 콱 박힌 게 말이다. 아니, 어쩌면 무언가 이유가 있었을텐데 해를 넘기는 시간 동안 이유는 잊어버린채 콱 날아와 박힌 저 타이틀만 가끔씩 오물거리게 되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꽤나 오래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을 멀리하고 살았음에도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저 타이틀로 무언가를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 왔던 거다. 그리고 그게 오늘이다. 휴가 시즌의 절정, 극 성수기,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 출근길 버스도, 사무실도 한산하고 괜히 그 한산한 사무실의 여파로 남아있는 사람들까지 일이 잘 손에 잡히지 않는 금요일 저녁. 시간은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일하기 싫어진다는 4:33분 언저리께. 야 좋다. 비록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작업 목록이 화면 한구석의 엑셀 차트에서 신경을 긁고 있긴 하지만 이보다 좋은 타이밍이 있을까. 오늘에야말로 얼마나 오물거리고 있었는지 모를 저 문구를 시원하게 뱉어보자. 그런 마음에서 시작하는 글이지마는. 


어른의 연애란건 뭘까?


무신 놈의 선문답을 하겠다고 뜬금없이 질문을 하나 딱 띄워보니 야 맞다 그랬더랬지 - 하며 그 문구가 콱 날아와 입에 쑥 들어오던날의 느낌이 살아난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어른의 연애'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어떤 글을 썼었더랬고, 그걸 읽었더랬지. 근데 그게 썩 개운치가 않았던거야. 뭐 사실 연애나 사랑이란게 뭐랄까, 좀 뜬구름 잡는 얘기기도 하고 그러니만치 누군가들이 정의하는 어떤 연애들이라는게 다 다르고 그럴 수 있다는건 분명히 알겠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모호함이 저 말을 그렇게 오랫동안 오물거리게 만들었던것. 그러니까 뭐 그렇다. 어른의 연애라는 걸, 아니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연애는 어떤 것이라는걸 좀 정리해 두고 싶었어. 그래서 이쯤에서 다시 한번 질문을 띄워본다. 어른의 연애라는게, 어떤 것일까?


아주 간단한 것 부터 시작해보자. 나이로 나눠보는건 어떨까. 미성년자의 연애는 미성년자의 연애. 성년의 날 지난 다음에 하는 연애는 어른의 연애. 에이 이건 아닌것 같지? 그렇게 따지면 왜 청년의 연애 중년의 연애 노년의 연애 다 나누지 왜. 그럼 또 뭐가 있을까. 아 그래, 데이트 패턴같은 것으로 구분해보는건 어떨까. 김밥천국같은 데서 밥먹고, 놀이동산에서 두근두근 데이트하고, 독서실에서 쪽지 던지면서 알콩달콩해하고, 어울리지도 않는 성인 분장(?) 해서 어디 술집이라도 뚫어보려고 애쓰고 그런다면 애들의 연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칼질하고, 와인 한잔 기울이며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하고, 평일 저녁에는 만나서 영화보고 술마시고 주말에는 교회 드라이브 - 이런 코스라면 어른의 연애. 어쩌면 조금 정확해진 분류같긴 하지만 어쩐지 모호하고 밋밋한건 여전해. 게다가 뭐 어른이라고 떡볶이 먹고 손잡고 두근두근하는 연애 하지 말란법도 없고 말이다. 그럼 이것도 땡 탈락. 


조금 19금으로 가본다면?


그래 뭐, 과거에 비해서 세태가 많이 바뀌어서 요즘은 뭐 애들도 할건 다하고 알건 다 안다지만 그래도 얼추 평균적으로 본다면 역시 어른의 연애와 애들의 연애를 나눌 수 있는건 스킨쉽이지. 딱 그어보자. 손잡고 뽀뽀하고 포옹까지만 - 그 이상은 원하지 않아. 철수야 우린 아직 학생이잖아. 우리가 커서 어른되어 결혼하기 전까진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어/그래 영희야 우리 커서 꼭 결혼하자. 그 전까지 내가 지켜줄께 뽜하하하 - 하면 애들의 연애. 이거 왜이래 아마추어같이(혹은 촌스럽게). 우리 한번 뼈와 살이 타는 밤을 불살라보자구!!!!! 나도 마...만질거야!!! 등짝을 보자!!! 파...파워 쎼ㄱ(...) 하면 어른의 연애. 음 그래. 뭐 나름 설득력이 있나? 라고 해봐도 여전히 별로. 이건 뭐랄까, 아 다르고 어 다른거지만 어른의 연애라기보다는 성인의 연애같은 느낌이고. 아니 게다가 뭐 그럼 애들도 파...파워쎽... 만 하면 당장 어른 되는건가. 이건 뭐 어른 되고 싶어서 아부지 술 훔쳐마시고 겉담배 피워보는 애들도 아니고. 


이쯤에서 동네 교회 목사님같은 어조로 그냥 쾅쾅 해버리는건 어떤가. '뭐헛헛헛 여러분 잘 들으세요. 어른의 연애라는 것은 말입니다. 성인이 된 남녀가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가짐으로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한명의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건전하고도 올바른 방식의 이성 교제를 통칭하는 말이랍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목사님도 있을 리가 없을 뿐더러(혹시라도 있는건?) 있더라도 잔뜩 삐딱한 아이 한명이 당장에라도 '아닌데요?' 하고 손들고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 뭐 연애의 목적이 결혼만 있는겨? 그럼 결혼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연애는 다 풋내기의 연애여? 말짱 황이여? 아니지 않나. 그렇다면, 쭈욱 사족이라고 치고 이제 슬슬 정리해보자.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아마도 모두가 다 딱 이거다 하고 정의내리기도 어려울거고 사람마다 다 다르게 정의할 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일단 내 생각은


서로를 연애 상대로서만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해줄 수 있는 관계 - 라면. 그렇다면 어른의 연애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어찌되었거나 연인이란건 적어도 정상적인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사람이다. 근데 안타깝게도 때로는 그 특별함이 관계에 있어서는 독이 되기도 한다. 냉정하게 머리를 식히고 생각해볼때, 남자 여자를 떠나서 연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라면 절대로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을 것들을 단지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곤 한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했다면 뭐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할 수 있을 것을 연인이 행한다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하면서 대역죄인처럼 몰아헤우기도 한다. 눈먼 소유욕과 집착으로 끝도 없이 관계를 수렁으로 밀어넣기도 하고, 달콤함을 기대하고 한 연애에서 잠시잠깐 쓴맛이 느껴진다고 에비 퉤퉤하며 뱉어내기도 한다. 어제는 좋아서 세상을 다 주어도 바꿀 수 없을 것처럼 목을 매달다가 오늘은 갑자기 카톡으로 우리 이제 그만 만나 - 라는 무성의한 메시지 하나를 날리고 잠수를 타기도 한다. 어제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 처럼 굴어서 하룻밤의 달콤함을 얻어내더니 오늘은 아 왜 이렇게 질척거려 - 같은 아구창을 돌리고 싶은 멘트들을 던져대기도 한다. 


니가 내 마지막 사랑이야... 라는 말 앞에 (올해의), (이번달의) 같은 수식어를 고의적으로 누락하기도 하고 연애를 하자는건지 강탈을 하겠다는 건지 네것은 내것 내것도 내것 이러면서 물질적인 이득만을 갈취해내기도 한다. '태풍이 올라온다니 우리 이제 헤어지자' 급의 황당한 이유로 먼저 이별을 선언해 놓고는 좀 맘좀 추스르고 정신좀 차릴라 치면 인간이 가장 고독해진다는 새벽 두시 자니? 와 같은 전통적 멘트로 잠을 깨우고 추스르던 정신까지 와장창 깨놓기도 한다. 나에게는 30여명쯤의 언제라도 나를 위해 달려와서 술사주고 영화 보여주고 같이 놀아줄 '아는 오빠' 가 있지만 네 휴대폰에 여자 전화번호가 있는건 용납할 수 없다 우아아앙? 같은 극단적인 비논리성으로 상대를 피말리게 하다가 결국 알리바바와 30인의 교회도둑(?)중 21번째 도둑으로 환승하기도 한다. 


오해는 곤란하다. 나는 이 모든것들이 연애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어떤 형태의 연애건간에 '에이, 그건 연애도 아냐~ 사랑도 아냐~'같은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것들은 또 그 나름대로 누군가가 이름붙인 누군가의 연애다. 흔히 부르는 막장연애라고 마냥 가치없는 것만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것들을 '어른의 연애' 좀 더 정확히는 '어른스러운 연애'라고는 부르지 못하겠다는 거다. 마치 어른이라는 것이 나이만 먹는다고 그냥 어른이 되는게 아니듯이, 연애도 나이 든 사람들끼리 연애한다고 그냥 어른의 연애라는게 아니라는 거다. 몸뚱이만 어른이 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이를 그만치 처먹고도 관계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상대에 대한, 인간으로써의 최소한의 배려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까, 굳이 어설프게 '어른의 연애'를 흉내내고 싶어하지 말고. 


싱거운 결론이지만 결국 그렇지 않을까. 적어도 스스로가 '진짜 어른'이라고 자타가 공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삶이라는 것의 무게감도, 인연이라는 것의 귀함도 깨달은 어른이 된다면. 당신의 연인이 당신의 연인으로써만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 하나의 사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것. 아쉽기도 하겠지만 당신과 운명의 붉은 실로 엮이기 위해 독고다이로 태어나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나름의 관계들 속에서 얽히고 설키며 살아왔고 그 관계들까지 포함한 전부가 그 사람 하나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연인으로써의 설렘이나 두근거림이 조금 옅어지는 순간들이라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의 매력들을 바라보고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인내심과 진지함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쩌면 원하지 않더라도. 나는 그냥 평생 연애는 즐거운 것만 보고 살래/즐겁지 않은 연애를 할 바에야 고자(?)로 살래/풋풋함과 설렘 빼면 그게 연애야? 그런걸 왜해? 이런다 할지라도 스스로의 성장에 따라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새 '어른의 연애'를 하게 되지 않을까. 뭐 그런 이야기다. 오랫동안 오물거렸던 이야기들은 무언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일단은 금요일 저녁이니. 어른의 데이트를 하기 위해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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